계란 종류와 등급, 제대로 알고 먹고 계신가요?
우리가 매일 아침 식탁에서 만나는 ‘계란’.
익숙한 식재료지만, 계란의 종류나 계란의 등급, 보관법, 유통기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마트에 가면 ‘왕란’, ‘특란’, ‘동물복지란’, ‘1등급란’ 등 이름도 제각각인 계란들이 가득합니다.
이 글은 그런 복잡한 계란의 세계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풀어 설명하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계란을 고를 때마다 고민이셨다면, 이 글 하나로 정확히 이해하고 선택하실 수 있을 거예요.
“계란은 다 똑같지 않나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묻습니다.
겉보기에는 전부 하얗거나 연갈색 껍질에, 익히면 노른자와 흰자가 나오는 것 같지만, 사실 계란의 등급과 종류는 그 속의 신선도와 안전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특히 요즘처럼 계란값이 치솟는 상황에서는 더욱더 똑똑하게 고를 필요가 있죠.
계란의 ‘등급’이란 무엇인가요?
계란의 등급은 한 마디로 말하면 "얼마나 신선하고 안전한 계란인가"를 나타내는 공식적인 분류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계란을 평가하여 등급을 부여합니다.
| 등급 | 기준 내용 |
| 1+등급 | 가장 신선하고 품질이 뛰어난 계란. 노른자 높고, 흰자 탱탱함. |
| 1등급 | 일반 소비자용. 대형마트, 브랜드란 주로 해당. |
| 2등급 | 산란 후 며칠 지난 계란. 품질 저하 시작. 급식용 등으로 주로 사용. |
| 3등급 | 껍질에 오염이나 미세한 흠이 있는 경우. 가공용으로 분류. |
계란 등급은 껍질의 깨끗함, 내부 신선도, 노른자와 흰자의 퍼짐성, 내부 결함 여부 등을 기준으로 판정합니다.
즉, 1+등급일수록 ‘방금 낳은 듯한’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는 계란인 셈이죠.
계란 종류는 왜 크기로 나뉘나요?
계란은 크기와 무게에 따라서도 분류되는데, 여기서 말하는 ‘왕란’, ‘특란’, ‘대란’ 같은 말은 바로 그 무게 차이를 말하는 것입니다.
| 종류 | 무게 기준 |
| 왕란 | 68g 이상 |
| 특란 | 60g 이상 68g 미만 |
| 대란 | 52g 이상 60g 미만 |
| 중란 | 44g 이상 52g 미만 |
| 소란 | 44g 미만 |
재미있는 사실은 왕란이 항상 좋은 계란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무게가 크다는 건 그만큼 물 함량이 많을 수도 있고, 신선도와는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베이킹을 할 때는 중란이, 계란찜에는 대란이, 볼륨을 원하는 요리엔 왕란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계란 껍질 색은 왜 다를까요?
흔히 갈색 계란이 더 건강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사실 닭의 품종 차이일 뿐입니다.
- 흰색 껍질: 흰색 레그혼 품종
- 갈색 껍질: 갈색 로드아일랜드 레드 품종
즉, 껍질 색깔은 계란의 영양이나 맛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갈색 계란이 비싸다면 그것은 단지 유통상 문제이거나 브랜드 이미지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유정란, 무정란… 이름은 왜 다를까?
계란 포장지에서 ‘유정란’이라는 단어를 보신 적 있나요?
이건 계란이 수정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나뉘는 분류입니다. 즉, 암탉 혼자 낳았느냐, 수탉과 교미 후 낳았느냐의 차이죠.
유정란이란?
- 암탉과 수탉이 함께 사육된 환경에서 암탉이 낳은 계란입니다.
- 계란 안에 수정란, 즉 생명체가 될 수 있는 씨앗이 포함되어 있어, 적절한 온도와 환경이 갖춰지면 병아리로 부화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시중 유통되는 유정란은 대부분 냉장 상태에서 빠르게 유통되므로 부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 농장 단위에서 유기농, 동물복지 환경에서 유정란 생산이 많습니다.
무정란이란?
- 수탉 없이, 암탉만의 환경에서 낳은 계란입니다.
- 일반적으로 우리가 마트에서 구매하는 대부분의 계란은 무정란입니다.
- 생식과는 관련 없고, 단순히 영양 섭취용 식재료로 생산됩니다.
수탉 없이 어떻게 알을 낳을 수 있나요?
암탉은 생물학적으로 수정과 상관없이 스스로 알을 낳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일종의 생리주기처럼 정기적으로 배란을 하며, 이 과정은 수정 여부에 관계없이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즉, 수탉 없이도 암탉은 혼자서 알을 낳을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 항목 | 유정란 | 무정란 |
| 수정 여부 | 있음 | 없음 |
| 병아리 부화 가능성 | 가능 (특수 조건) | 불가능 |
| 사육 환경 | 수탉·암탉 혼합 사육 | 암탉 단독 사육 |
| 일반 유통 여부 | 드묾 (유기농·동물복지 중심) | 일반적 |
유정란이 무정란보다 영양적으로 더 뛰어나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유정란은 보통 사육 환경이 더 나은 경우가 많아, 신선도나 윤리적 소비 기준에서 선호되기도 합니다.
좋은 계란을 고르는 방법
계란의 등급과 종류를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게 바로 실제로 좋은 계란을 골라내는 요령입니다.
마트에서 계란을 고를 때 아래 네 가지를 꼭 확인해보세요.
1. 일련번호 확인 (10자리 숫자 코드 해석법)
계란 껍질에는 총 10자리 숫자 코드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코드는 단순한 식별 번호가 아니라, 언제, 어떤 환경에서, 어떤 농장에서 생산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예시 코드: 2306152054
| 구분 | 내용예시 | 해석 |
| 앞 6자리 | 산란일자 (YYMMDD) | 230615 → 2023년 6월 15일에 낳은 계란 |
| 7번째 자리 | 사육환경 코드 | 2 → 평사 사육 (바닥 위에서 자유롭게 사육) |
| 마지막 3자리 | 농장 고유 번호 | 054 → 정부에 등록된 농장 식별 번호 |
사육환경코드 상세 설명
| 번호 | 사육환경 | 설명 |
| 1번 | 방사 사육 | 닭이 외부로 나가 자유롭게 생활하는 환경 |
| 2번 | 평사 사육 | 우리(닭장)가 아닌 바닥 위 사육, 닭끼리 자유롭게 움직임 |
| 3번 | 개선 케이지 | 기존보다 넓고 위생적인 닭장 |
| 4번 | 기존 케이지 | 좁은 공간에서 사육, 일반적인 공장식 농장 형태 |
✅ 예를 들어 2306152054는
→ 2023년 6월 15일에,
→ 평사 사육 환경(2번)에서,
→ 농장번호 054번에서 생산된 계란이라는 뜻입니다.
이 코드만 제대로 읽을 줄 알아도, 신선도와 사육환경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 계란 선택에 큰 도움이 됩니다.
2. 흔들어보기
계란을 귀에 대고 조심스럽게 흔들어보세요.
‘출렁’ 소리가 나면 이미 내부 노른자가 물처럼 퍼져 있다는 뜻입니다.
신선한 계란은 흔들어도 소리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3. 껍질 상태
지나치게 광택이 있거나 반질반질한 껍질은 세척을 너무 많이 한 것일 수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거친 질감의 껍질이 오히려 더 신선한 경우가 많습니다.
4. 물에 담가보기
냉수에 계란을 담갔을 때,
- 가라앉으면 신선한 계란
- 서서 있으면 산란 후 1~2주
- 둥둥 뜨면 폐기해야 할 계란
이 간단한 테스트는 집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계란 유통기한, 알고 먹고 계신가요?
계란 유통기한은 생각보다 길지만,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 조건 | 유통기한 (권장) |
| 냉장 보관 시 (4℃ 이하) | 57일 |
| 실온 보관 (20℃ 기준) | 45일 |
| 여름철 실온 (30℃ 이상) | 13일 이하 |
| 삶은 계란 (껍질 있음) | 냉장 1주일 |
| 삶은 계란 (껍질 벗김) | 냉장 2~3일 |
특히 여름철 실온 보관은 매우 위험합니다. 계란은 껍질이 얇아 온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냉장 보관을 습관화해야 합니다.
계란은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
냉장 보관법
- 껍질이 있는 채로, 원래 상자에 넣어 보관해야 합니다.
- 계란은 껍질로 냄새를 흡수하기 쉬우므로, 따로 플라스틱 용기에 옮기기보다는 원래 포장을 유지하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보관 위치
- 냉장고 문보다는 안쪽 선반이 안정적입니다.
- 계란을 세워 보관하면 노른자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 품질 유지에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계란 껍질이 갈색이면 더 건강한가요?
A1. 아닙니다. 껍질 색은 닭 품종 차이일 뿐이며, 영양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Q2. 세척란이 비세척란보다 더 깨끗한 건가요?
A2. 보기에 깨끗할 수는 있지만, 세척 과정에서 보호막이 제거되기 때문에 더 빠르게 상할 수 있습니다.
Q3. 유통기한이 지난 계란, 먹어도 되나요?
A3. 냉장 보관 상태라면 유통기한이 지나도 1주일 정도는 괜찮지만, 반드시 냄새, 색, 흔들림 등을 체크해야 합니다.
Q4. 동물복지란은 왜 더 비싼가요?
A4. 닭이 넓은 공간에서 스트레스 없이 자라며 항생제 없이 키워지기 때문입니다. 생산비가 높지만 윤리적 소비 측면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5. 계란에 붉은 점(혈반)이 있으면 먹어도 되나요?
A5. 네. 산란 과정에서 실핏줄이 터지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인체에 무해합니다.
결론: 계란은 정보다
이제 계란은 단지 값싸고 흔한 식재료가 아닙니다.
계란 종류, 계란 등급, 계란 유통기한, 계란 보관법까지 제대로 알고 먹는다면, 식탁의 질도, 건강도 함께 지킬 수 있습니다.
매일 먹는 계란, 이제는 현명하게 고르세요.